지난 편에서는 미루고 딴 짓 하는 습관의 바탕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고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략히 다루었습니다이번 편에서는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구체적인 방안과 도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미루는 습관을 만드는 심리적 계기

미루는 행동에는 모두 계기가 있습니다. 미루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 계기들을 잘 이해하고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지난 편에서 언급한 ‘합리적 의사결정권자’와 ‘즉각 보상 원숭이’, ‘과거-현재-미래의 나’의 문제는 사실 두려움과 막연함의 문제입니다.


a. 결과에 대한 두려움 
b. 막연함(뚜렷하지 않은 결과물과 목표일이 복잡하다는 생각)

단순히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다시 두려움과 막연함의 쳇바퀴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두려움을 관리하고(혹은 극복하고) 막연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몇 가지 도구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1. 현재와 미래의 간격 좁히는 기록의 기술


미루는 습관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상황과 이것이 초래할 미래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막연히 ‘큰일났다’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현 상태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그리고 나의 이런 행위가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 것인 지’ 파악해야 합니다. 물론 인간의 본성에만 의지하면 이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 감정과 행동을 기록하는 습관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방식은 인지과학과 행동심리학의 여러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는 방식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ognitive_behavioral_therapy

감정 분류하고 기록하기 

할 일이 있는데 자꾸 미루게 되어 괴로울 때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어보세요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좋습니다만약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힘들다면 미리 다양한 감정을 분류해놓은 ‘감정사전을 이용해도 좋습니다분류해놓은 감정을 크게 소리 내어 읽거나한 시간 후에 다시 감정 분류를 해보세요감정을 의식적으로 표현하기만 해도나쁘고 불필요한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각(사고방식기록하기 


우리는 감정과 생각을 묶어서 인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하지만 생각과 감정은 서로 다르며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면 자신의 사고방식을 파악하기도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도 좋습니다그래서어떤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을 때 드는 생각과 감정을 분리하여 생각을 기록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예를 들어보겠습니다직장상사가 퇴근 1시간을 앞두고 보고서 작업 업무를 부탁합니다보통은 ‘짜증이라는 감정이 앞섭니다이럴 때 감정 대신 그 사건에 대해 ‘드는 생각을 넣어보면 좋습니다.

– 상사가 퇴근 1시간 전에 일을 시켰다 (사건)
– 
중요한 일이 생겼을 것이다 (생각 1)
– 
나를 괴롭히려고 그러는 것이다 (생각 2)
– 
이런 일에서는 기한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생각 3)
– 
생각 1, 2, 3 에 따른 각각의 감정

 

생각을 먼저 파악하면 그에 따른 감정도 조금 달라질 수 있으며, 행동까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행동 기록하기 


감정과 생각을 기록해보았다면그 다음은 행동을 기록해보세요할 일이 있을 때 (생각에 맞춰계획을 세워보고스스로 이 계획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얼마나 못 지키는지를 적어보는 것입니다그리고 시간대별로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를 모두 적어봅니다일을 할 시간에 일 대신 다른 것을 했어도 그대로 적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록 자체입니다생각을 행동으로 잘 옮기는 정도를 파악하는 연습이 핵심입니다.
이런 연습을 해보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일을 미루다 실제 일을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도 있고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일을 미루기 전에 꼭 의식처럼 하는 행동이나일을 본격적으로 할 때 반복해서 하는 좋은 행동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것들을 잘 파악하여 활용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2. 막연함을 줄여주는 To-do 리스트 작성 

 

일을 미루는 두 번째 큰 이유는 막연함입니다. 그리고 막연함의 이유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한 가지는 목표의 모호함, 또 하나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입니다. 현대 사회의 일은 분업화 되어 있고,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자연히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 두 가지는 To-do 리스트를 잘 작성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To-do 리스트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그런 것 없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특정 기한 내에 주고 받아야 할 업무의 목록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To-do 리스트가 머릿속에만 있거나, 문서화되어 있더라도 잘 구조화 되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To-do 리스트 작성

 Tip #1. 층위를 통한 목표 설정
지금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정도 있나요사람마다 몇 가지에서 수십 가지의 할 일이 항상 있습니다이것을시간 순서대로혹은 생각나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파악하고 생각하는 데에만도 엄청난 에너지가 듭니다그리고는 남들의 요청이 오는 순서대로 급한 것만 처리하다 하루가한 주가한 달이 다 지나가버립니다.
우선은 일들을 프로젝트에 따라 묶고해당 프로젝트의 목표를 명시하여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목표가 정확하지 않다면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여 모두 공통의 목표를 계속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각각의 일이 목표를 위해 어떤 식으로 필요한지 파악이 더 잘 됩니다그리고 특정 기한에 정해진 일들이 덜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Tip#2. 담당자와 기한을 명확히 공유하고 업데이트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담당자와 기한이라도 꼭 기록합니다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면 의외로 놓치고 지나가는 (소위 ‘뭉개는‘) 일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또한 내가혹은 나의 동료가 놓치고 지나가는 일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그래서 자책을 하거나 남을 탓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일단 알게 되면 개선은 쉽습니다.

Tip#3. 어려운 일은 최대한 여러 가지의 쉬운 일로 쪼개기
우리 대부분은 어릴 때 방학 생활 계획표를 세워보거나시험을 위해 공부 계획을 세우면서 좌절한 경험이 있습니다. 2주 후의 시험을 위해 수학과 국어를 3단원까지 끝내고문제집 70쪽을 풀고오답노트를 만들고…결국은 시험 전 날에 잠을 줄여가며 벼락치기를 해서 시험을 봅니다.
계획을 잘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어려운 계획을 세우기 때문입니다최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게, ‘이건 정말 쉽게 할 수 있다는 목록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는 것은 동료들과 논의하거나팀장님 등과 상의하여조금이라도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위와 같이 3가지 기준으로 팀원이 공유하는 To-do 리스트를 만들어 일을 해보면일이 훨씬 즐겁고 쉽고 빨라집니다당연히 미루는 습관도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조직이 함께 이렇게 To-do 리스트를 도입하는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혼자라도 먼저 실천해보거나논의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Likes